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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들에게 수억원을 주고 수능·모의고사 문항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타강사 현우진씨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어요.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던 사건인 만큼 이번 무죄 판결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사건의 경위와 재판부의 판단 근거를 자세히 정리해볼게요.
오늘(26일) 나온 1심 판결, 전원 무죄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재욱 부장판사는 26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현우진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어요. 현씨에게 돈을 받고 문항을 전달한 현직 교사 2명과 교재개발업체 대표 A씨에게도 모두 무죄가 선고됐어요. 현씨는 이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는 나오지 않았어요.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주고받은 금품은 사적 거래에 해당해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는 금품에 해당하지 않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어요. 이어 "현씨가 교사들에게 지급한 돈이 문항 제공의 대가에 대응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어요.
사건의 발단, 4억원대 문항 거래 혐의
이 사건은 지난해 12월 현씨가 기소되면서 시작됐어요. 검찰에 따르면 현씨는 교재개발업체 대표 A씨와 공모해 수학 시험 문항을 받는 대가로 현직 교사 2명에게 2020년 3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총 3억 4,6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았어요. 여기에 더해 다른 교사의 배우자 명의로 7,500만원을 송금한 혐의도 있어, 전체 거래 규모는 4억원대에 달했어요.
구체적으로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EBS 교재 집필진이나 수능·모의고사 출제위원을 지낸 현직 교사 3명으로부터 문항을 제공받고 그 대가를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어요. 나무위키에 정리된 재판 증언에 따르면, 문항 거래는 기존 문제를 변형하는 경우 7만~10만원, 새롭게 만드는 경우 17만원 정도의 대가가 오가는 방식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어요.


기소 직후 현우진의 입장
현씨는 기소 직후 메가스터디 홈페이지를 통해 문항 거래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부적절한 청탁은 아니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요. 그는 "문항 공모, 외부 업체를 포함해 다양한 문항 수급 채널 중 하나였을 뿐 교사라는 이유로 프리미엄을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어요.
즉 교사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가를 지불한 게 아니라, 여러 문항 조달 경로 중 하나로 활용했을 뿐이라는 취지의 해명이었어요. 이런 입장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도 무죄를 주장하는 핵심 논리로 이어졌어요.
지난달 결심공판, 검찰은 징역 1년 구형
지난달 24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현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어요. 함께 기소된 현직 교사 2명과 교재개발업체 대표 A씨에게도 각각 징역 1년이 구형됐어요.
검찰은 "수년간 문항을 매매하고 억대 돈을 받는 행위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해 도저히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어요. 이어 "내신 시험문제를 출제하는 현직 교사가 학원에 문항을 판매하면 수강생들은 이를 사전에 접할 수 있어 교육 불평등도 심화한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어요. 검찰은 또한 피고인들이 "수년간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현재까지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어요.
이에 대해 현씨 측은 주고받은 금품이 청탁금지법상 예외사항인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에 해당하므로 위법이 아니라는 논리로 맞섰어요. 결국 이 논리가 오늘 1심 판결에서 그대로 받아들여진 셈이에요.
당사자들의 최후진술, 엇갈린 목소리
결심공판에서 현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모든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어요. 그는 "3년 전 '사교육 카르텔' 일인자로 지목돼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검찰의 주장에 단 하나도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어요. 이어 "선생님들이 고생하면서 일한 것이 모두 부정당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기준이 모호하단 생각이 드는데 명확한 판결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한 바 있어요.
함께 기소된 현직 교사들의 반응은 조금 달랐어요. 이들은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의 고의성은 없었다고 주장했어요. 재판 과정에서 한 교사는 겸직허가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겸직허가 사실 자체를 그때는 잘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고, 배우자 명의 계좌로 대금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경제 운영을 대부분 아내가 했고 문항 검토도 같이 도와주고 있어서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어요.

이 교사는 "불법이라고 생각했다면 현금으로 받았을 것"이라며 문항 거래를 불법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채 관행적으로 해왔던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어요.
이번 판결이 갖는 의미
이번 무죄 판결의 핵심은 재판부가 문항 거래를 '청탁'이 아닌 '정당한 사적 거래'로 판단했다는 점이에요. 재판부는 지급된 금액이 문항 제공이라는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수준이었다고 본 것으로 해석돼요.
다만 이 사건은 이른바 '사교육 카르텔' 논란과 맞물려 사회적 관심이 컸던 사안이었던 만큼, 법적 무죄 판단과는 별개로 현직 교사와 학원 강사 간의 문항 거래 관행 자체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요. 검찰이 주장했던 '공교육 신뢰 훼손'과 '교육 불평등 심화' 우려가 법정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이런 우려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앞으로의 절차는
이번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 가능성도 열려 있어요.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던 사건에서 전원 무죄가 선고된 만큼, 검찰이 이 결과에 불복해 항소심에서 다시 다툴지가 향후 관심사예요.
또한 이번 사건이 사교육 카르텔 전반에 대한 수사나 제도 개선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지켜볼 부분이에요. 문항 거래 자체를 규율할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다시 제기될 가능성도 있어요.